주요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06억원으로 전년 6414억원보다 3.2% 감소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대부분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1120억원으로 1년 전(2050억원)보다 45.3%나 급감했다.

하나카드도 2022년보다 10.9% 감소했고 KB국민카드 7%, 삼성카드 2.1% 줄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고객 상환능력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드사는 지난해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의 일부나 전부를 미리 손실·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743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8.2%나 증가했다. 우리카드가 전년보다 63.1% 늘었고 삼성카드 62.8%, 하나카드 60.8% 증가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전년보다 57.8% 더 적립했다.

카드사 실적 악화의 또 다른 원인은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규모별 가맹점 적용 결제 수수료는 ▲연매출 3억원 이하 0.5%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1.1%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1.25%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1.5%가 적용된다. 전체 가맹점의 96% 가량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간편결제 전자금융업자에게 적용되는 카드를 통한 평균 간편결제 수수료율 0.86(영세 가맹점)~2.32%(일반 가맹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이같은 업황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기대했던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의 개선안 발표가 해를 넘겼다. 여기에 개선안 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개선안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나오더라도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언급보다는 적격 산정 주기만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정 주기가 3년에서 5년으로 바뀔 것이란 의견이다.

이처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사들마다 올해 경영 키워드를 '생존'으로 잡고 있다.

카드사들이 생존을 위해 이종업종 협업, 해외 진출 등의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카드사가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우선 카드사들이 시장 점유를 확대하고 있는 간편결제 전자금융업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수수료율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카드사들이 더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사업의 지속적인 영위를 위해 금융당국이 역차별을 없애주길 바란다.

굿모닝경제 강준호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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